태그 금주의 시

태그: 금주의 시

따뜻한 편지-이영춘

따뜻한 편지 이영춘 은행 창가에서 아들에게 편지를 쓴다 “춘천 우체국에 가면 실장이 직접 나와 고객들 포장박스도 묶어 주고 노모 같은 분들의 입. 출금 전표도 대신 써 주더라“고 쓴다 아들아,...

보리쌀 선물-김금분

보리쌀 선물 김 금 분 죽마고우 재복이가 군자리에서 농사지은 햇보리를 서너 됫박 실하게 보내왔다 너무 적어서, 아유 너무 적어서 주면서도 미안해하는 친구의 얼굴에 한여름 땡볕을 이겨낸 보리밭 이랑이 어룬거린다 검정 비닐 봉투안으로 손을 넣어 만져보니 방앗간에서...

해, 저 붉은 얼굴-이영춘

해, 저 붉은 얼굴 이영춘 아이 하나 낳고 셋방을 살던 그 때 아침 해는 둥그렇게 떠 오르는데 출근하려고 막 골목길을 돌아 나오는데 뒤에서 야야! 야야! 아버지 목소리 들린다 “저어---너---, 한 삼...

저 강, 붓다의 침묵-이영춘

저 강, 붓다의 침묵 이영춘 저 강물 속에 잠들지 못하는 불기둥 돌기 하나 누구의 영혼 한 조각 이슬방울로 떠도는 편재遍在인가 편재의 그 넋으로 침묵에 이르는 지상의 주재자 그대, 강물...

독거노인-이영춘

독거노인 이영춘 내 이웃에 혼자 사는 한 노인 점심때가 되면 울밖에 나가 솟대처럼 서 있다 하루 한 끼 동사무소에서 자원봉자자가 갖다주는 도시락, 그 밥이 고마워 연신 도시락에 대고 인사를 하는데 “평생...

춘천-이영춘

춘천 이영춘 골목길을 걷다 보면 ‘춘천 불닭갈비집’이 냄새를 풍기며 달려 나온다 들어가 보지 않아도 이 도시 사람들의 근성 불에 허옇게 익은 얼굴들이 붉은 살점들을 뚝뚝 끊어 서로를 교환한다 오래 몸에 밴...